끝까지 시어머니 곁을 지킨 이방 여인 룻, 그리고 남편을 잃고 귀향한 나오미.
남편도, 아들도 잃은 슬픔 속에서 룻은 시어머니를 따라 낯선 땅 유다로 향합니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겠습니다.”
자신의 민족과 신앙까지 내려놓은 룻의 고백은, 한 가족을 넘어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새겨지는 은혜의 시작이 됩니다.
룻기, 그 짧고도 깊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순종이 어떻게 하나님의 섭리로 이어지는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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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의 배경과 구조,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사사기의 배경과 구조,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사사기 17:6, 21:25)왜 지금 사사기를 읽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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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룻의 순종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룻기 2:12 참고)
🟦 1. 나오미와 룻, 모든 것을 잃은 두 여인의 귀향
이스라엘 땅에 기근이 들자, 베들레헴 출신인 엘리멜렉 가족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모압으로 떠났습니다.
모압은 이방인의 땅이었고, 그곳에서 엘리멜렉과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은 살아갑니다.
두 아들은 각각 모압 여인 오르바와 룻과 결혼하지만, 어느새 세 남자는 모두 세상을 떠납니다.
남편과 아들들을 모두 잃은 나오미는 절망 속에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는 며느리들에게 각자의 길을 가라고 말하지만, 룻은 나오미를 떠나지 않겠다고 고백합니다.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룻기 1:16)
이 고백은 단순한 가족애가 아닌, 민족과 신앙을 내려놓는 믿음의 결단이었습니다.
룻기의 전환점이며, 신앙의 깊이를 보여주는 장면이죠.
룻은 자신의 민족과 신을 떠나, 나오미의 삶과 하나님을 선택합니다.
이 장면은 성경 속에서도 매우 아름답고 감동적인 헌신의 장면으로 손꼽힙니다.
🟦 2. 밭에서 만난 보아스 – 하나님의 섭리
베들레헴으로 돌아온 나오미와 룻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룻은 추수하는 자들을 따라 이삭을 줍기 시작합니다.
이는 당시 율법이 허용한 가난한 자들을 위한 방법이었죠.
그녀가 들어선 밭은 보아스의 것이었고, 놀랍게도 그는 엘리멜렉의 친족이었습니다.
보아스는 룻의 헌신적인 이야기를 듣고, 그녀에게 특별한 호의와 보호를 베풉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외국인 여인이 보호받기란 쉽지 않았지만, 보아스는 그녀를 존중하며 배려합니다.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그의 날개 아래의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룻기 2:12)
이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성경은 보여줍니다.
보아스의 성품과 룻의 겸손이 만난 이 장면은 하나님의 섬세한 인도하심을 상징합니다.
🟦 3. 기업 무를 자 제도와 룻의 담대함
나오미는 보아스가 가족의 ‘기업 무를 자’ 자격이 있음을 알고, 룻에게 지혜로운 행동을 제안합니다.
기업 무를 자 제도는 죽은 친족의 이름과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법적, 신앙적 제도였죠.
룻은 타작 마당에서 곡식을 말리고 잠든 보아스를 조심스레 찾아가 그의 발치에 눕습니다.
이것은 당시 관습에 따른 겸손한 청혼의 표현으로, 룻은 정결과 순결을 지키며 행합니다.
“참으로 나는 기업을 무를 자이나 기업 무를 자로서 나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 있으니” (룻기 3:12)
보아스는 룻의 진심과 헌신을 귀하게 여기며, 정직한 방식으로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룻의 용기와 담대함은 그녀가 단지 시어머니의 말에 순종하는 것 이상의, 믿음의 여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 4. 순종이 이룬 축복 – 다윗의 조상이 되다
보아스는 다음 날 성문에 앉아 공식적으로 기업 무를 자의 권리를 논의합니다.
가장 가까운 친족이 있었지만, 그는 룻과 결혼하는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 권리를 포기합니다.
그 결과 보아스는 정식으로 룻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죠.
룻은 이제 이방 여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당당한 자리를 얻게 됩니다.
그녀는 아들 오벳을 낳고, 이 오벳은 다윗 왕의 조부가 됩니다.
“...나오미에게 아들이 태어났다 하여 그의 이름을 오벳이라 하였는데,
그는 다윗의 아버지 이새의 아버지였더라” (룻기 4:17)
룻은 예수님의 족보에도 기록된 인물로,
순종과 믿음이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어떻게 쓰임받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 룻기는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한 여인의 선택과 헌신, 그리고 작은 순종이 하나님의 큰 구원 역사로 이어집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가 드리는 작은 믿음의 행동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놀라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선택, 그 작은 순종 하나도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기억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