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살롬의 반란은 단순한 정치적 쿠데타가 아닌, 다윗의 가슴을 찢는 개인적 고난이었습니다.
사랑했던 아들의 배신, 예루살렘에서의 도피, 그리고 전쟁의 끝에서 흘리는 아버지의 눈물.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슬픔, 그리고 리더십의 무게를 마주하게 됩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은 여동생 다말의 일을 계기로 형 암논을 죽이고 도망쳤다가, 여러 해가 지나 예루살렘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다윗은 아버지로서 마음이 복잡했는지 그를 곧바로 만나주지 않았고, 압살롬의 마음은 점점 멀어져 갑니다.
외모도 출중하고 카리스마 있던 압살롬은 사람들의 민심을 사로잡기 시작합니다.
성문 앞에 앉아 백성들의 사연을 듣고, 정의롭게 보이려 애쓰며 천천히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그리고 어느 날, 헤브론에서 자신을 왕으로 선포하며 본격적인 반란을 일으킵니다.
(사무엘하 15:1-12)
이 소식을 들은 다윗은 사랑하는 예루살렘을 떠나 도망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전략적 후퇴가 아니라, 아들의 손에 죽을 수밖에 없는 왕의 무거운 선택이었습니다.
압살롬은 예루살렘에 입성하고, 그의 측근 아히도벨은 다윗을 공격할 기회를 조언합니다.
그러나 다윗의 지시를 받은 후새가 반대 의견을 내며 시간을 벌게 되고,
결국 전쟁의 판세는 요압이 이끄는 다윗의 군대 쪽으로 기웁니다.
전투 중 압살롬은 머리카락이 나뭇가지에 걸려 매달리는 신세가 되고, 요압은 그를 죽입니다.
(사무엘하 18:9-15)
그의 울부짖음에는 정치적 승리도, 전쟁의 환희도 없습니다.
오직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고통만이 남습니다.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은 왕으로서, 수많은 위기를 넘기며 나라를 세운 리더였지만,
그는 여전히 자식을 잃은 연약한 인간이었습니다.
압살롬의 반란은 단순한 권력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오랜 억눌림과 오해, 다윗과의 감정의 골이 반란의 불씨가 되었고,
민심을 얻기 위한 그의 정치적 수완은 무서우리만치 치밀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아들을 대적하기보다, 하나님께 맡기고 도피의 길을 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회피가 아닌,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믿음의 표현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난 인물들 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
제사장 사독과 그의 아들들은 법궤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남았고, 다윗의 친구 후새는 압살롬에게 접근하여 정보를 교란시키는 지략을 발휘합니다.
또한, 바르실래라는 노인은 노쇠한 몸에도 불구하고 다윗의 피난 여정에 음식을 대접하며 그를 위로합니다.
(사무엘하 17:27-29)
이후 다윗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고, 다시 왕으로서의 자리를 회복합니다.
그러나 이 일련의 사건들은 그에게 깊은 상처로 남게 됩니다.
이는 모든 리더들이 감당해야 할 무게, 사랑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받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며 그분의 도우심을 기다려야 합니다.
다윗은 다시 회복되지만, 그의 상처는 영원히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조차 하나님은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다듬고 인도하십니다.
오늘날 우리 역시 다윗처럼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붙들 수 있는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예기치 못한 고난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슬픔보다 크고, 우리의 눈물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역사는 멈추지 않습니다.
다윗의 눈물은 실패가 아닌, 회복의 시작이었습니다.
📘 사무엘(하) 시리즈 전체 보기